세계 최대 제과회사도 휘청이는 중국서 '나홀로 고성장'…오리온 굴기

입력 2015-12-02 17:32   수정 2015-12-03 09:42

'오감자' 연매출 2천억원 돌파…국내 단일 제과제품 최초
중국 입맛잡은 토마토맛 개발 등 철저한 현지화가 성장 비결

중국법인 6500명 중 한국인 43명
"중국선 오리온이 한국회사인지 모르는 소비자 많아요"



[ 강진규 기자 ]
올해 중국 제과시장에서 시식회를 가장 많이 연 회사 중 하나는 오리온이다. 지난 4월부터 중국 주요 대형마트 4000여곳에서 무료 시식회를 열고 있다. 오리온이 올해 무료 시식회에 쓴 비용만 500억원에 이른다.

윤현호 오리온 홍보팀장은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공격 경영을 펼친 결과 오리온 제품만 진열하는 매대를 마련한 대형마트가 많아지면서 중국 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 3분기 中매출 12.6% ↑

오리온은 지난 3분기 중국에서 20억3000만위안(약 37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었다. 중국의 경기침체로 지난 1년(2014년 10월~2015년 9월) 동안 중국 제과시장 1위인 미국 껌 회사 리글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하고 3, 4위인 미국 몬델리즈와 대만 왕왕이 1~3% 정도의 성장에 그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신장세다.

올 들어 오리온의 매출 증가를 주도한 제품은 중국에서 ‘야!투더우(!土豆·감자)’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감자 스낵 ‘오감자’다. 오감자는 올 들어 11월까지 중국에서 21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단일 제과 제품 중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오감자가 처음이다.

오감자의 인기 비결은 공격 경영과 함께 철저한 ‘현지화’로 요약된다. 오감자는 중국에서 다섯 가지 맛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 중 토마토·스테이크·치킨 맛 등 세 가지는 한국엔 없는 제품이다. 윤 팀장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토마토 양념 맛을 내기 위해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감미료 회사의 양념을 모두 테스트해 짠맛과 신맛의 비율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오감자 토마토 맛 외에도 오리온이 중국에서 파는 제품 중에선 한국에 없거나 레시피가 다른 것이 많다. 초코파이부터 맛이 다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식감이 나도록 밀가루 입자까지 분석해 한국과는 다른 밀가루를 쓰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현지화 전략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한·중 수교 전인 1991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담 회장은 한·중 수교 직후인 1992년 8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 현지 사무소를 냈다. 담 회장은 그러나 곧바로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5년간 시장 조사에 주력했다.

“그 나라를 먼저 사랑하라”

현지화 전략의 대부분은 이 시기에 마련했다. 오리온은 부실 채권 문제가 심각한 중국 시장의 특성에 맞게 현금 거래 원칙을 세웠다.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의 이름은 ‘하오리요우(好麗友)’로 바꿨다. ‘좋은 친구’라는 뜻으로, 친구 간의 우정을 중시하는 중국인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 법인의 인력도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배치했다. 중국 법인 직원 6500여명 중 한국인 주재원은 43명에 불과하다. 이 중 10년 이상 일한 베테랑은 절반이 넘는 24명이다. 법인장인 김흥재 사장도 15년간 중국에서만 일했다. “제품을 팔기 전에 먼저 그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며 중국에 ‘뼈를 묻을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할 것을 강조하는 담 회장의 인재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리글리 잡고 중국 1위 되겠다”

이 같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때문에 중국에서는 오리온을 중국 회사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회사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중은 55%로 한국(32%)보다 높다.

2013년 중국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오리온은 2020년까지 매출 2조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영균 오리온 이사는 “영업망 확충으로 연간 10%대의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라며 “2021년 리글리를 넘어 중국 1위 제과 회사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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